구글, 애플, 메타의 사망자 계정 정책 비교
1. 왜 사망자 디지털 계정 관리가 중요한가?
현대인의 삶은 대부분 디지털 공간에 남는다. 이메일, 사진, 클라우드 저장소, 소셜 미디어 게시물 등은 사망 후에도 온라인상에 그대로 남게 된다. 문제는 이 디지털 흔적들이 해킹, 개인정보 유출, 무단 도용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가족들은 고인의 소중한 기록에 접근하거나, 계정을 삭제해 줄 방법을 모른 채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따라서 글로벌 플랫폼(구글, 애플, 메타)이 마련한 **사망자 계정 정책(Deceased Account Policy)**을 정확히 이해하고 생전부터 대비하는 것은, 개인의 권리 보호뿐 아니라 가족의 심리적 상처를 줄이는 데도 필수적이다.
플랫폼마다 정책과 접근 조건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생전에 적절한 설정을 해두지 않으면, 유족이 아무리 서류를 준비해도 고인의 데이터를 복구하거나 관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아래에서는 구글, 애플, 메타의 사망자 계정 처리 방식을 실제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비교해 본다.
2. 구글 사망자 계정 처리: 비활성 계정 관리자 설정이 관건
구글은 사망자 계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비활성 계정 관리자(Inactive Account Manager)’ 기능을 제공한다.
설정 방법과 처리 방식
- 사용자가 생전에 비활성 계정 관리자를 설정해야 한다.
- 설정 시, 로그인 없는 기간(3/6/12/18개월) 지정 → 데이터 수혜자(최대 10명) 지정 → 데이터 다운로드 권한 부여 또는 계정 삭제 설정 가능.
- 수혜자는 고인의 Gmail, Google Drive, YouTube 데이터 일부에 접근할 수 있다.
생전 설정이 없는 경우
- 유족이 사망 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제출할 수 있다.
- 그러나 구글은 원칙적으로 데이터 다운로드를 허용하지 않고, 계정 삭제만 가능하게 한다.
- 일부 경우, 법원의 명령서(Probate Court Order)를 추가 제출해야만 계정 접근이 가능하다.
실제 사례
- 미국에서는 구글 계정을 남긴 아들의 데이터를 복구하려 한 어머니가 수년간 소송 끝에 일부 데이터 접근을 허가받은 사례가 있다.
- 국내에서도 별도 설정 없이 사망한 사용자 계정에 대해 구글이 삭제만 허용하고 데이터 복구를 거부한 사례가 다수 있다.
구글 사용자라면 반드시 비활성 계정 관리자 설정을 완료해야 한다. 설정 없이 사망하면 가족이 데이터에 접근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3. 애플 사망자 계정 처리: 디지털 유산 연락처로만 데이터 보호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며, 2021년부터 ‘디지털 유산 연락처(Digital Legacy Contact)’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설정 방법과 처리 방식
- iPhone, iPad, Mac에서 Apple ID > 비밀번호 및 보안 > 디지털 유산 연락처 추가 메뉴에서 설정 할 수 있다.
- 연락처를 추가하면 ’액세스 키(Access Key)’가 발급된다.
- 사망 후, 유족은 이 액세스 키와 사망 증명서를 제출하여 iCloud 데이터(사진, 메모, 메일 등)에 접근할 수 있다.
디지털 유산 연락처를 등록하지 않은 경우
- 유족이 법원의 유언 검증 명령(Probate Grant)을 받아 제출해야 한다.
-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수개월이 걸릴 수 있으며, 심사 후에도 일부 데이터 접근이 거부될 수 있다.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와 제한사항
- 접근 가능: 사진, 메모, 메일, 문서, 연락처, 캘린더
- 접근 불가: 키체인(비밀번호 저장소), Apple Pay, 구독 서비스 정보
실제 사례
- 해외에서는 한 부부가 디지털 유산 연락처를 등록하지 않은 채 갑자기 사망하면서, 유족이 8개월 동안 소송을 진행해야 일부 사진을 복구할 수 있었던 사례가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는 반드시 디지털 유산 연락처를 생전 등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조차도 iCloud 데이터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4. 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사망자 계정 처리: 추모 계정 전환 중심
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는 SNS 특성에 맞게 사망자 계정을 ’추모 계정(Memorialized Account)’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운영한다.
설정 방법과 처리 방식
- 유족이 사망 증명서와 본인 신분증을 메타에 제출하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계정을 추모 계정으로 전환할 수 있다.
- 계정 전환 후에는 ‘추모 중’ 표시가 붙으며, 추가 로그인은 차단된다.
- 생전 고인이 ’추모 계정 관리자(Legacy Contact)’를 지정해 두었다면, 관리자는 프로필 사진 변경, 추모글 고정, 친구 요청 수락 등을 할 수 있다.
생전 설정이 없는 경우
- 관리인 없이 추모 계정만 전환되고, 대부분의 관리 기능은 제한된다.
- 요청 시 계정을 영구 삭제할 수도 있으나, 삭제 요청 역시 서류 심사와 절차가 필요하다.
특징과 주의 사항
- 고인의 메신저 대화 내용은 관리인이라도 접근할 수 없다.
- 추모 계정은 자동으로 공개되지 않고, 고인이 생전에 설정한 공개 범위가 유지된다.
실제 사례
- 해외에서는 고인의 페이스북 계정이 추모 계정으로 전환된 후, 가족과 지인들이 생일, 기일에 추모글을 남기는 사례가 많다.
- 국내에서도 인스타그램 계정을 추모 계정으로 전환한 후, 가족끼리 고인의 사진첩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메타 계정은 생전 추모 계정 관리자 지정이 중요하며, 유족이 빠른 시일 내 추모 계정 전환을 요청해야 고인의 기록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