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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산 관리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디지털 자산 2

by another-world-one 2025. 6. 4.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디지털 자산 2 : 상속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디지털 자산 2 : 상속

1. 디지털 자산 상속, 경제학에서 바라본 ‘가치 이전’의 새로운 형태

경제학에서 상속이란 단순한 자산의 물리적 이전을 넘어,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 가치를 전달하는 행위로 해석된다. 기존에는 토지, 건물, 주식, 현금 등이 주된 상속 대상이었지만,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 범위는 크게 확장되었다. 이제 이메일,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 암호화폐, 유튜브 채널 수익, 소셜 미디어 계정 등 디지털 자산이 새로운 ‘상속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경제학적으로 ‘비전통적 자산의 축적과 이전’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디지털 자산은 물리적인 실체는 없지만, 재화의 속성을 가지며, 일부는 시장가치까지 형성된다. 예를 들어, 고인의 유튜브 채널은 수년간 광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는 실시간으로 평가액이 변동되는 금융 자산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런 자산 이전을 ‘지연 소비’ 또는 ‘자산의 상속에 따른 미래 기대치 이전’으로 본다. 결국 디지털 자산의 상속은 생전에 축적된 가치를 사후에 미래 세대로 이전함으로써, 경제적 안정성이나 가족 내 자본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행위로 해석된다.

2. 디지털 자산의 경제적 가치 : 실물자산과의 차별성과 특수성

디지털 자산은 전통적인 실물 자산과 몇 가지 중요한 차별점을 가진다. 첫째, 비가시성과 무형성이다. 경제학에서 자산은 유형자산(건물, 토지)과 무형자산(지식재산, 브랜드가치)으로 나뉘는데, 디지털 자산은 대부분 후자에 속한다. 무형 자산은 평가가 어렵고, 시장에서의 거래 가능성도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둘째, 복제 가능성과 배타성의 부족이다. 사진, 영상, 블로그 글은 쉽게 복제되거나 공유될 수 있다. 이는 희소성을 가치는 자산의 본질적 요소라는 점에서 경제학적 가치 평가를 모호하게 만든다. 하지만 일부 자산(예컨대 NFT: 대체불가능토큰, 암호화폐 등)은 블록체인 기반의 고유성과 희소성을 보장받으며, 실질적인 자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셋째, 유동성과 접근성이다. 실물 자산은 상속 시 세금, 이전 절차, 법적 증빙 등 복잡한 과정을 요구하지만, 디지털 자산은 계정 정보만 있으면 즉시 접근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반대로 계정 정보가 없거나 플랫폼이 폐쇄되면 영구히 접근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취약점도 있다.

이처럼 디지털 자산은 고유한 경제적 속성을 갖고 있으며, 상속 과정에서도 새로운 기준과 평가체계를 요구한다. 이는 전통적인 경제학 개념에 대한 도전이자, 상속 제도의 재정립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3. 상속세와 디지털 자산 : 과세의 사각지대와 제도 개선 방향

경제학에서 조세는 ‘부의 재분배’와 ‘정부 재정 확보’라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진다. 그러나 디지털 자산은 대부분 상속세의 과세 대상에서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제도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예를 들어, 유튜브 채널에서 매달 발생하는 수익은 상속 개시 당시 자산 가치로 산정하기 어렵고, 암호화폐는 시세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과세 기준을 설정하기 까다롭다. 더욱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디지털 자산 상속 관련 법이 명문화되지 않아, 신고 누락 혹은 탈세 논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경제학적으로 볼 때, 디지털 자산은 ‘은닉 가능성’이 높은 자산군으로 분류된다. 이는 정부의 조세 정책에 있어 위협 요인이 되며, 동시에 투명한 자산 관리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부각한다. 일부 국가는 블록체인 기반 상속 기록 시스템이나 디지털 유언장 등록 플랫폼을 도입하여 과세 체계를 보완하고 있으나,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은 없다.

한국에서도 국세청이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에 대한 과세 가이드를 점차 구체화하고 있으며, 조만간 디지털 상속세 과세 기준이 제도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상속자와 피상속자 모두에게 사전 준비와 투명한 자산 목록화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4. 미래의 상속 모델 : 디지털 자산이 바꾸는 가족 경제 구조

디지털 자산 상속은 단순히 개인의 자산 이전을 넘어, 가족 단위의 경제 구조를 바꾸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세대 간 자산 전이의 혁신’으로 해석한다. 전통적으로는 부동산이나 예금처럼 유동성이 낮고 고정적인 자산이 세대 간 이전되었지만, 디지털 자산은 유연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예컨대, 부모가 사망한 후 자녀가 유튜브 채널을 이어받아 콘텐츠를 운영하거나, 클라우드에 저장된 교육 자료와 가족 노하우를 학습 자산으로 재구성해 경제적 가치로 전환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속은 단순한 소비가 아닌, 생산적 활동으로의 연결을 의미한다.

또한 디지털 자산은 공동 소유와 분산 저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족 구성원 간의 자산 공동 관리와 협업 가능성도 높인다. 이는 경제적 협동체로서의 가족 개념을 강화하며, 디지털 세대의 자산 형성과 축적 방식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디지털 자산 상속은 단순히 새로운 자산 유형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서, 경제 활동의 형태와 흐름 자체를 변화시킬 가능성을 품고 있다. 따라서 상속을 준비하는 사람은 단지 ‘남겨줄 것’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말고,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가’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