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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산 관리

AI의 발전이 디지털 자산에 미치는 영향

by another-world-one 2025. 6. 6.

AI의 발전이 디지털 자산에 미치는 영향
AI의 발전이 디지털 자산에 미치는 영향

1. 디지털 자산 정의의 확장 : AI가 만든 새로운 자산 형태

AI(인공지능)의 발전은 디지털 자산의 정의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전통적인 디지털 자산은 이메일, 사진, 영상, 소셜미디어 계정, 암호화폐 등 사용자의 직접적 행위로 생성된 데이터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AI가 생성한 콘텐츠, 학습 데이터, 대화 기록, 심지어 AI 모델 자체가 자산으로 간주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성된 AI 음성 모델, 개인 스타일로 학습된 글쓰기 알고리즘, 또는 대화형 AI 봇에 저장된 개인화된 응답 데이터 등은 고유성과 개인성이 부여되며 그 자체로 경제적 가치가 생긴다. 이는 기존 자산의 범위를 뛰어넘는 새로운 자산 개념을 만들어낸다.

특히 AI가 지속적으로 사용자 행동을 학습하며 진화하는 구조를 갖추었기 때문에, 단순히 ‘기록’이 아닌 ‘진화하는 자산’이라는 특성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디지털 자산은 더 이상 과거의 저장된 흔적만이 아닌, 미래를 향해 성장할 수 있는 자산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AI의 발전은 디지털 자산을 ‘정적 자산’에서 ‘동적 자산’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2. 생성형 AI와 디지털 유산 : 나를 대신하는 또 하나의 존재

AI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생성형 AI는 인간의 글쓰기, 음성, 이미지, 영상 등을 학습해 그 사람과 유사한 결과물을 생성해 낸다. 이로 인해 생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망 후에도 나의 말투, 목소리, 사고방식을 그대로 모사할 수 있는 'AI 유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예컨대, HereAfter AI와 같은 서비스는 생전 사용자의 음성 인터뷰를 학습하여 사망 이후에도 가족이 질문을 던지면 AI가 고인의 어투로 대답한다. 이는 단순한 감성적 위안의 수준을 넘어, 실제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존재'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AI가 개인을 대체하거나 복제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향후에는 법적으로 'AI 유산'의 소유권과 상속권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불가피해진다. 사용자가 설정한 AI 프로필, 생성 콘텐츠, 학습된 지능체가 자산으로 분류될 경우, 상속 대상에 포함되는가? 또 그 권리를 가족이 어떻게 행사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기술과 법, 윤리의 접점에서 핵심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3. AI 기반 자산의 상속 문제 : 법적·윤리적 회색지대

AI 기반 디지털 자산은 여전히 법적 정의와 제도 안에 명확히 포함되어 있지 않다. 기존 상속법은 물리적 자산 또는 금융자산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생성형 AI로 인한 지식, 감정, 행동 데이터는 그 범위에서 벗어나 있다.

가장 큰 쟁점은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의 소유자는 누구인가?’ 하는 문제다. 사용자가 AI에게 데이터를 입력하고, AI가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했을 때, 그 결과물은 사용자 것인가, 아니면 AI 플랫폼 기업의 것인가? 이는 상속 시 자산의 귀속 여부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기준이 된다.

또한 AI의 윤리적 문제도 상속과 얽혀 있다. 고인의 음성이나 얼굴을 복원하여 남은 가족들과 대화하게 하는 서비스는 과연 진정한 위로인가, 아니면 감정의 조작인가? AI가 ‘고인을 흉내 내는 것’이 감정적, 문화적 수용성을 획득할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AI 기반 자산의 상속에 관한 국제적 가이드라인은 부족하며, 일부 국가에서 조심스럽게 관련 법안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수준이다. 따라서 사용자 본인이 생전에 구체적인 지침을 남기고, AI 자산의 존재와 의미에 대해 가족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 방법이다.

4. 미래 전망 : AI와 함께 설계하는 디지털 자산 상속

AI는 단지 자산을 생성하는 기술을 넘어서, 자산 상속 계획 자체를 설계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AI는 사용자의 금융 기록, SNS 활동, 클라우드 자료 등을 분석하여 어떤 자산이 중요한지, 어떤 방식으로 분배할지 자동으로 추천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AI는 감정 분석을 통해 가족 구성원의 반응까지 예측하며, 상속 계획을 더 섬세하고 개인화된 방식으로 제안한다.

또한, AI는 디지털 자산 목록화 및 백업에도 큰 역할을 한다. 산재된 자산을 통합 정리하고, 중요도를 판단하며, 보안 수준에 따라 암호화를 제안하는 기능까지 가능하다. 특히 고령자나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이러한 AI 도우미가 상속 계획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AI가 사용자의 생전 가치관과 의사를 학습하여, 사후에도 '의사 결정 대리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는 법적, 윤리적 도전과 동시에 디지털 자산 상속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AI는 디지털 자산을 변화시키는 힘이자, 그것을 지키고 이어주는 도구로서의 가능성을 함께 품고 있다. 기술을 단순히 도구로 보지 않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야말로 미래 디지털 자산 상속의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